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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ITED/ambiguous

cliche(2000)


국내에서는 좀체 특이한 행로를 걷고 있는 윤상은 현재 톤마이스터라는 장인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뒤늦은 유학길에 올랐다. 버클리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은 이미 TV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학기 사이사이에 국내활동을 하며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아마 학생신분으로 현지에서 일을 하는 것은 거의 불법에 가까운 것이 현실인 관계로 대학원 진학 후에는 국내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학비를 벌고 가장으로써 생활을 위해 하는 활동으로 보이는 활동이라 조금은 안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부분은 상당히 발전적이고 좋아 보인다.

윤상이 만들어낸 음악을 양분화되는 기점을 마련한 앨범으로 평가하고 싶은 세번째앨범은 발매 당시보다 현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윤상은 전자음악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왔고 또 그러한 관심이 표출로 신해철과 함께 "NO DANCE"라는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는데 현재에도 그 당시 본인이 발표한 음악에 대한 전자음악에 대한 견해는 같은 것인지 그 당시 본인이 알고 있던 만큼의 음악적이해, 메커니즘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로 완성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런 앨범까지 발표를 해가면서 전자음악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라는 이력으로만 일단 기억하면좋을 듯 하다. 

윤상의 음악에는 소위 말하는 간결하게 드러나는 중독적인 후렴구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이 세번째 앨범은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앨범은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세일즈포인트를 잡기 힘든 취약점을 보여준다. 그 결과 이전에 발표된 앨범들에서 뽑은 곡들을  REMASTERED CD라는 타이틀을 추가하여 구성해 두장의 앨범으로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않았나 한다.

우선 본 앨범인 첫번째 CD는 간단하게 부연하자면 단순한 방식으로 녹음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키보드사운드가 전반에 모두 기본을 깔아주고 있으며 그 위에 기본적인 악기가 나열되고 있다. 어찌보면 심심할 수 있는 윤상의 노래가 펼쳐져 있고 중복이 적은 가사의 나열이 이루어 지고 있다. 국내 가요에서 보여주는 특징을 많이 탈피하려는 점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이 아티스트 윤상이라는 수식어를 쓰기 위한 전초적인 단계로 보인다. 억지스러울 정도로 단순반복되는 가사가 난무하는 현재 가요판을 보면 대단히 지루해 보이는 부분이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들여다 보면 가사전달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일단 사운드 메이킹에서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가사전달이 우선시 되는 가요의 특성에서 본다면 아쉬움이 남을만한 윤상의 나즈막한 읇조림에 가까운 보컬이 전반적인 흐름에서 부족함이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선택한 포스팅의 취지는 성숙한 음악으로의 발전을 이루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음악은 지나치게 극명하게 타켓이 분명하며 금,토,일에 편중된 쓰레기가 같은 공중파 쇼가 어떠한 목적도 없이 방송국 자체 인기도만을 내세우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다양한 음악의 선택은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출연자 수만 합쳐도 70~100명에 육박하는 그룹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보컬 중창단들이 한 곡짜리 가수라고 판치고 잡기에만 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판도속에서도 음악이라는 하나의 전제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앨범이라는 점이 가장 큰 취지이기도 하다. 물론 10년전에 발매된 앨범이다. 트렌드로 포장된 어디서 들어본 음악들로 짜깁기한 음악 본질로서의 역할은 사라지고 저질 컨텐츠의 확보만으로 전락해버린 기획사, 레이블의 홍보물로써의 음악은 이제 그 의미는 없다. 

다양한 음악은 늘 산재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옛날에 듣던 흔하디 흔한 음악만으로 추억을 감상할 수도 있고 방송을 통해 지배되는 음악을 즐겨도 그건 개인의 선호에 따라 어느 누구도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그만큼 성숙해지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면 좀 더 많은 음악들 특히 글로써 포장되어 지지 않은 앨범들을 직접 들어가며 감상해보는 것도 낯선 것을 처음 대할때 가지는 신선한 흥분을 주지 않을까한다.. 

CLICHE(2000): 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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