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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ITED/hard & heavy

actual size (2001)

SIMPLY THE BEST!!
여섯 번째 앨범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가장 단적으로 표현 할수 있는 말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이미 MR. BIG은 더 이상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 프로젝트 형식을 띈 밴드임을 표방하고 나선지 몇 년이 지났고 그러면서 각자의 활동에 더 치중을 한 것도 사실이다. 데뷔앨범 「MR. BIG」, 이제는 명반의 대열에 올라온 두 번째 앨범 「LEAN INTO IT」에서 이들이 보여준 총채적인 테크닉은 더 이상 진보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멜로디와 단순하고 이미 패턴이 짐작되는 진행에도 불과하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한번씩 터뜨려주는 BILLY SHEEHAN과 PAUL GILBERT의 연주 덕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듣게 되는 매력을 가진 밴드로 근근히 생명을 부지하는 정도로 90년대 중반부터 관심 밖의 밴드가 되어 가는 듯했다.
이미 PAUL GILBERT는 자신의 솔로활동과 RACER-X의 재결성을 이유로 마이너로 한 단계 하향하여 자신이 펼쳐 보이고자 하는 음악에 더 큰 뜻을 두고 보헤미안을 선언하며 97년 ATLANTIC에서 발매한 「KING OF CLUB」을 시작으로 MR. BIG과의 인연을 끊게 되었다.
이미「HEY MEN」발매를 기점으로 멤버 각자의 솔로활동을 위해 잠시동안 MR. BIG은 휴업을 선언한 상태여서 그다지 새롭거나 깜짝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미 속주와 테크닉으로 MR. BIG 결성 이전부터 인정을 받아온 인물이기에 그를 대신 할 수 있는 인물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BUMP AHEAD」부터 불거져 나온 MR. BIG의 한계를 깨뜨릴만한 돌파구는 한번쯤 필요하게 감지되어온 것도 피할수 없는 밴드내의 과제였다.


이제 새로운 밴드로 거듭나느냐 아니면 구태의연하게 해오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각자의 활동으로 개인적인 만족을 한참 맛보고 있을 1999년 말부터 새로운 앨범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당연히 관심사는 새로운 기타리스트에 대한 기대였다. 날카로운 발톱을 감추고 철저히 팀배팅을 하고 있는 MR. BIG의 특성을 본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갈 만한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POISON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색을 피력하려던 시절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의외의 인물인 RICHIE KOTZEN은 깜짝 놀라고도 남을 만한 짓을 한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2000년 초 「GET OVER IT」이라는 새로운 앨범과 함께 라이브무대를 가졌을 당시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 RICHIE KOTZEN은 아직 MR. BIG이라는 멤버로 보았을 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였고 PAUL GILBERT가 보여주었던 현란한 테크닉과 쇼맨십보다는 정도를 걸으며 가끔씩 아주 조금만 자신의 이빨을 드러내는 가슴 속에 자신을 감추고 다 보여주지 않는 듯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앨범의 평은 그동안의 결과물에 상당히 비교를 당하면서 “이제 쟤네도 한물갔구나” 하는 아쉬움 섞인 말들을 내뱉었다.


아쉬움의 결과물은 한 단계 성숙해지기 위한 잠시동안의 고뇌였음을 「ACTUAL SIZE」가 당당히 보여주었고 증명하였다. 이제 MR. BIG은 예전의 HI-TECHINC이나 잘 짜여진 멜로디의 발라드를 노래하는 밴드에서 탈바꿈한 것이다. 앨범에 대한 전권을 RICHIE KOTZEN에게 넘겨주고 단순하고 명쾌한 ROCK 'N ROLL 넘버들로 신선함을 주고 ERIC MARTIN의 소울풀한 목소리가 한껏 여유로움을 줄 수 있도록 연주패턴도 잔 기교를 없애고 기본리듬을 살려내는데 최선을 다하였다. 이전까지 선보이던 IBANEZ, ESP기타가 가진 날카로움과 정교함 보다는 FENDER가 가진 자연스러운 맛을 살려내는데 성공한 RICHIE KOTZEN의 플레이 역시 눈여겨볼만하다. 곡에서 들려오는 자연스러운 기타소리는 이미 욕심을 버리고 작업에 임한 것이 느껴질 정도로 EFFECTOR를 간소화하여 기타가 가진 특성을 잘 살려내어 새로운 MR. BIG의 기타리스트로서의 역할을 당당히 해내고 있으며 이제 PAUL GILBERT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배경에는 RICHIE KOTZEN의 음악적 취향이 바뀐 것도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89년 데뷔이래 그는 이미 기타 하나는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이미 정점에 올라와 있었으나 맛이 나지 않는 보기 좋은 화려함에 취해 ROCK의 겉모습만 화려하게 장식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던 그가 BLUES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자신의 솔로작품을 통해 그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ACTUAL SIZE」를 통해 MR. BIG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은 것이다. “TO BE WITH YOU”, "WILD WORLD"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상당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MR. BIG의 음악은 그 것들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음악임을 다시 밝혀두고 싶다. 그리고, 이젠 지겹도록 따라다니고 있는 발라드로 알려진 ROCK밴드라는 수식어는 MICHAEL LEARNS TO ROCK에게나 계속해서 꾸준히 붙여주기 바란다.


“LOST IN AMERICA”는 변모한 MR. BIG을 알려주는 곡으로 일련의 앨범에서 그러했듯이 항상 첫 곡은 화려하게 장식했던 것을 기억하는 MR. BIG의 팬이라면 앨범이 가려는 방향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보여주었던 첫 곡에 대한 고집은 분명 잃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기억될 것이다. 제목 그대로 새로운 사운드임을 들려주며 MR. BIG이 돌아왔으니 이제 깨어나라는 듯이 들리는 “WAKE UP”, 일본 애니메이션 "헬싱"에 쓰였다는 “SHINE” 역시 전형적인 경쾌한 ROCK 'N ROLL 넘버로 귀에 쏙쏙 꽂힌다. “ARROW”에서 느껴지는 여전함은 MR. BIG의 오랜 팬이라면 단번에 감지할 수 있는 딱 MR. BIG 음악이다. “MARY GOES' ROUND” - 노래제목 치고 그다지 실패한 경우 못봤다. “SUFFOCATION” RICHIE KOTZEN이 라이브에서만 선보이던 노래실력을 드디어 앨범에서 실현했다는 점에서 앨범내에서 이야기거리가 가장 많은 곡이다. 참고로 그의 노래실력은 RICHIE SAMBORA 뺨치고도 남는다. 마치 “ACTION”을 듣는듯한 착각에 빠뜨리는 도입부를 선보이는 “ONE WORLD AWAY”, 블루지한 보컬이 인상적인 “I DON'T WANT TO BE HAPPY”, 마이너스케일로 진행되는 기타플레이가 여느 모던락밴드를 연상케 하는 “CRAWL OVER ME”와 그에 연장선임을 보여주는 “CHEAP LITTLE THRILL”, 단순한 드럼비트에 진행되어지는 “HOW DID I GIVE MYSELF AWAY”, 다소 염세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NOTHING LIKE IN THE WORLD”가 ERIC MARTIN의 애절한 보컬에 맞추어 대미를 장식한다.


이제 MR. BIG은 청년기를 지나 서서히 중년기를 맞이하는 듯 하다. 끈적한 끈적한 느낌의 음악과 자심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할 어렵고 복잡한 플레이에서 한 단계 올라 단순한 것이 가장 쉽고 어려운 것임을 알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단히 만족할만 하다. 다만 우리의 귀가 지나온 것들에 고정되어 있지만 않았나하는 반문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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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UAL SIZE (2001): mr. 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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