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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TREKKING/spring & summer

지리산 [2011. 5. 24: 벽소령 - 음정 - 백무동]

전날 하루종일 내린 비가 그치고 난 후의 저녁의 벽소령산장은 그야말로 피곤모드였다.
밤하늘을 보니 온통 별천지의 하늘이다. 내일은 날이 맑을거란 기대를 하게 만드는 너무나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야말로 세상에 그렇게 맑은 날씨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어제와는 비교될 정도로 화창한 날씨였다.


우리가 지나쳐온 세석산장 가는 길과 이번 역종주 일정으로 가지 못하는 노고단길을 바라보며 음정으로 내려가는 차비를 하고 비교적 작은 돌로 구성되어 있는 원시림을 연상케하는 음정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산자락을 따라 잘 닦여진 작전도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6.7Km의 거리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하지만, 길이 워낙 잘 닦여진 관계로 우리는 벽소령산장에서 음정으로 들어오는 지리산 입구까지를 1시간 30분만에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지리산의 산자락을 담아내기에 바빴다. 


작전도로를 따라 음정까지 내려와서 백무동터미널이 가장 가까운 시간에 차편이 있는 관계로 택시를 불렀다.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고 짐정리를 하려고 가방을 내리고 스틱을 접고 있는데 갑자기 SUV 택시가 한대 올라왔다. 전화한지 5분도 않되서 올라온 택시에 어리둥절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우리보다 조금 먼 곳에서 콜이 있었는데 나오는 김에 서둘러 먼저 우리를 데려다 주고 다시 그 쪽으로 가신다고 해서 의도하지 않게 우리쪽으로 먼저 오시게 된것이다. 여하튼 우리가 예상한 시간안에 모든게 착착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백무동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20분 있다가 출발한다고 하니 우리는 그동안 대충 세수도하고 비교적 깔끔하게 서울에 갈 준비를 마쳤다. 
 


 11시 30분 차를 타고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것을 나사장에게 연락하니 마중나오겠다고 하여 터미널에 도착해서 아주 편하게 승용차에 몸을 기대고 하산주를 거하게 마셨는데 3일동안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었는지 3명이서 생맥주 500을 29잔이나 마시고나서 자리를 옮겼다. 아주 대단한 산행이었고 그에 걸맞는 폭풍섭취도 이뤘다. 
두번째날의 폭우만 아니었다면 천왕봉의 일출을 볼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남들이 하지 잘 하지 않는 역종주로 인해 길게 줄서서 따라오는 산객의 대열에 맞추지 않아서 좋았고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그 것을 모두 뚫고 지나쳐왔다는 성취감은 더욱 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