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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ITED/hard & heavy

out on the street (1990/2002)

WHO IS LEGEND?

어제 TV를 보니 한국 록의 전설이라는 타이틀로 MBC 놀러와가 방송중이었다.
부활과 백두산이라는 양대구도로 출연한 멤버들과 당시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솔직히 재미때문에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딴지걸 상황도 아니고 방송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있는 두 밴드의 리더들의 성향으로 보아 함께 거론된 시나위가 출연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 들이고 싶다. (혹시 또 멤버의 이동으로 기본적인 밴드를 이루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부활은 초기 이승철의 재적 당시까지만 밴드음악의 참맛을 보여주었고 이후 즉 김태원의 대마초사건이후 자숙기간을 거친 재기의 시작부터는 솔직히 음악적으로 다소 힘을 잃어버린 듯하기도 했다. 박완규의 가입으로 제대로된 록밴드로의 파워를 보여주긴 했으나 역시나 방송용밴드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듯한 것이 내가 느끼는 부활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 트랙을 대곡으로 지향하는 김태원의 고집은 고집이 아닌 아집으로 느끼고 있다.
백두산... 당시에 나온 밴드치고는 L.A METAL사운드를 잘 만들어내긴 했지만 솔직히 LEGEND는 아닐성 싶다. 유현상의 방송출연으로 재미를 더하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예전에 발표했던 1,2집과 유현상을 배제한 3집, 재결성 4집을 다합친다고 해도 전설로 남기엔 불충분한 역량이다.

이땅에서 그런 형태의 밴드들이 방송에 나와서 음악이 아닌 예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이제 예능의 소재에도 어느 정도 고갈이 된 듯하기도 하면서 옛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어 그냥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잠시의 즐거움으로는 괜찮은 듯 하다. 오늘 포털사이트를 보니 김도균이 인기검색어로 당당히 순위를 매김했다. 사촌동생 전혜진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그 영향인듯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숙박업하시면서 베이스담당하시는 김창식과 밴드의 막내로 가입한 드러머 박찬의 개그가 훨씬 신선했다.
김도균의 기타사운드를 듣고 있자니 불현듯 ASIANA가 듣고 싶어 한밤에 꺼내들었다. 결국 그 영향으로 음반사이트까지 들어가 한창때 들었던 감성어린 FRESH MAGGOTS을 포함한 4장의 앨범을 지르고 나서야 잠을 청하고 지금 본격적인 ASIANA의 앨범을 감상하기에 이르렀다.


이 앨범이 나올 당시에 국내에도 드디어 본격적인 HIP-HOP의 초석이 되는 현진영과 와와의 앨범이 SM STUDIO(SM 엔터테인먼트의 근간을 이루는 스튜디오에서 출발)를 통해 발매되는데 이르는데 '슬픈 마네킹'으로 박남정의 댄스에 필적할만한 신선한 댄스를 선보이며 시대를 앞서간 볼꺼리를 제공했다. 


ASIANA

이런 변화의 시기에 대한민국 록음악계는 일부 밴드를 제외하고는 대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런 불안정한 상황은 2000년대에 까지도 이어지고 앨범발매와 동시에 밴드가 해체하거나 솔로전향, 혹은 밴드간의 멤버이동에 의한 1집 아닌 1집의 대남발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 등장한 ASIANA 역시 해외를 겨냥한 영어가사라는 파격적인 시도-'Missing You'제외한 전곡 - 와 영국에서의 녹음으로 발매하기 전부터 대단한 앨범이 될 것이라는 활자매체를 통해 간간히 소개되었고 결국 대한민국 출신이면서도 가장 해외무대에 경쟁력있는 두 멤버의 결합이라는 파격적인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시나위 - 외인부대를 통해 한국의 DAVID COVERDALE이라는 별명답게 강력한 중저음을 바탕으로 파워넘치는 보컬을 자랑하는 임재범, 백두산으로 발매된 두 장의 앨범을 통해 당시 유행하는 서양의 기타연주패턴을 가장 잘 흉내내며 쇼맨쉽까지 다분히 보여주었던 김도균 이 두사람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미 영국에서 현지인 두명과 함께 4인조밴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이었지만) 여기에 작은하늘로 본격적인 음악계에 뛰어들어 시나위를 거쳐 김종서와 함께 카리스마에서 베이스연주를 맡았던 김영진이 가입, 과거 김도균과 솔로몬을 통해 활동한 바 있는 유상원이 가세하면서 ASIANA의 위대한 항해는 순조롭게 시작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앨범이 가진 보이지 않는 흑마술은 대한민국에서 음악 좀 한다는 밴드들이 영국에서 녹음을 하면 처참하게 망한다는 공식과도 같은 마수걸이 혹은 저주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후에 신해철이 자신의 이름 대신 MONOCROM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서 앨범작업을 하였고 CRASH 역시 "EXPERIMENTAL STATE OF FEAR"를 작업했지만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끔찍하게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의 국내 기술이 턱없이 모자라고 스튜디오 엔지니어링과정을 정식으로 배우고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했기에 선진 기술을 앨범을 도입하여 양질의 사운드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는 욕심이었지만 일본이나 미국을 선택하지 않은 점은 조금 의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ASIANA의 앨범은 음악의 완성도 곡의 구성을 떠나서 무엇보다 음질의 둔탁함으로 과연 이 앨범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 문화에서 녹음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음악의 사운드는 저 뒤에서 어물쩡하게 쨍쨍거리고 보컬은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다. 심하게 깎인듯한 뚱한 사운드로 실망을 금치 못하였는데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엄청난 기대 속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듯한 기세도 역시 대중들이 듣기에 무리없는 귀에 익은 음질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기본을 뼈저리게 느끼게한 안타까움만이 남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밴드는 해체의 수순을 밟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뿔뿔이 흩어지겐 된다. 2002년 한국 록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아시아나, 스트레인져, 아마게돈, 클럽, 디오니서스 1,2집, 김도균 솔로, ROCK IN KOREA가 음질 개선을 위한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발매된다.


'Missing You'는 발라드곡으로 익숙한 한국형 발라드로 'Dancing All Alone'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임재범 보컬 특유의 소울과 중저음, 고음역에 다다르는 어려운 곡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Tom Kat'은 80년대의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80년대 음악활동시절의 곡들을 열창할때 부르는 임재범공연의 레퍼토리이기도 하면 블루스를 기반에 둔 곡이다. 'Breaking Out', 'Paradom', 'Out on The Street' ASIANA가 가야할 음악의 성격, 동양인이 록음악으로 서양을 정복해보자던  그 의지를 표명한 동양인이 소화해내기 힘든 무리수를 두기도 했지만 그 이상을 뛰어 넘고 싶었던 의지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Struggle' BLACK SABBATH 등 HEAVY METAL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곡이며 'Asiana'에서는 임재범이 외쳐대는 asiana, asiana, asiana, asiana의 가사에서 비장함이 느껴지고 김도균의 기타 솔로플레이가 가장 눈에 띄며 이 노래를 통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간절하게 느껴진다.

OUT ON THE STREET(1990/2002): asiana


* SOLOMON: 백두산결성전 이태원에서 김도균이 STEVE DO KYOON KIM으로 활동하던 시절 김영진, 유상원에 의해 결성된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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