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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TI TRACKS/gossip

R.I.P STEVE LEE [GOTTHARD]!!

거의 한달이 다 되어 가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고가 있었다.
국기를 상품화한 가장 대표적인 나라, 시계하면 떠오르는 나라, 바로  SWISS다. 스카디나비아반도의 여러 국가들은 반도의 특성상 여러 나라가 자유롭게 왕래하며 미국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아트스트를 배출해내고 있지만 유럽 중부 한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에 위치한 특성인지는 몰라도 지정학적인 특성상 스쳐지나가는 아티스트들은 클래식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국가적인 특성도 한몫하는지라 두드러진 활동이 눈에 띄는 월드클래스수준의 아티스트는 많지 않은 편이다.

이에 ALPS의 한자락으로써 그 위용을 자랑하는 산이름을 그대로 밴드명으로 사용한 GOTTHARD는 1992년 데뷔앨범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되는데 국내에서도 그들의 노래는 그리 어색하지 않게 1998년 MBC드라마 '복수혈전'의 삽입곡 " One Life, One Soul"로 인기를 얻게 되지만 정작 교류는 없어 그냥 그렇게 노래만 남고 사라지는듯 했다. 그러나, 2007년 역사적이긴하나 부끄러운 첫 내한공연을 갖게 된다. 당시 공연을 주최한 NESEN은 신생 음반사이면서 ROCK음악전문 레이블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며 이전의 MASTERPLAN 내한공연 당시 드러난 아티스트에 대한 민망함의 극치를 여과없이 보여준 수치스러운 공연기획력과 그에 따른 말도 않되는 해프닝으로 조롱꺼리가 되고 있던 차에 GOTTHAR의 내한공연 역시 홍보부족으로 인해 공연장인 롤링홀을 1/3도 채우지 못하고 150여명 남짓한 관객 앞에서 초라한 공연을 펼치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 공연장에 있었던 모든 관객들은 GOTTHARD의 공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 앞에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관객이었지만 자신들의 공연을 끝까지 관람해준 관객들에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해나갔으며 두번의 앵콜을 선보이며 무려 3시간에 가까운 공연을 선보였다. 당시 STEVE LEE의 그 엄청난 보컬실력을 실제로 접하면서 밴드에 대한 괜한 미안함이 들 정도로 감사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지난 10월 5일 교통사고로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스위스내에서 공연을 하면 1.5 ~ 3만명 이상이 공연장을 찾는다는 스위스 국민밴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GOTTHARD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의 장례식장에도 3,000여명의 팬들이 찾아와 그를 애도했다는 홈페이지를 보면 안타까운 아티스트가 떠났다는걸 여실히 알 수 있다. 유럽내에서 GOTTHARD는 인기가 많은 편이어서 공연을 TV방송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고 한다.

검은 베레모를 쓰고 'lady jane~, lady jane~'을 금방이라도 노래할 것 같은 STEVE LEE는 금방이라도 북극곰이 튀어나올 것 같이 추운 북구 출신들의 얇은 톤의 고음역대의 보이스가 아닌 미국의 기름기 가득한 보이스도 아니면서 영국의 졸리운듯 나른함도 아닌 중도의 거칠고 힘이 있으면서 깔끔한 담백한 보이슬 보여주고 있다. 굳이 다르다면 HARD ROCK음악을 오랫동안 고집해오면서 시대가 바뀌어도 늘 같은 스타일의 음악을 고집하는 ROCK 밴드, 오래전부터 유지되어오던 음악에서 자신들의 음악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자기중심적으로 변형하고 거기에 새로운 것을 대입하는 것이 아닌 원래 있던 것을 자신들이 빌려와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주객전도가 아닌 순방향대로 음악을 진행한다는 것에서 그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런 점 때문에 확연하게 구분되는 음악스타일을 선호하는 국내 ROCK팬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GOTTHARD의 음악은 한마디로 30대 중후반의 어른이 예전의 것을 그리워하면서 찾아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빈티지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티지로 보이기 위해 촌발 날리는 60대 FUZZ톤이나 RETRO라고 불리는 사운드에서 억지스러운 구식을 고집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이다.
 
어렵지 않은 곡의 전개와 그에 따르는 간결한 기타플레이가 합쳐지고 GOTTHARD 음악의 최대 강점인 STEVE LEE의 꽉찬 보컬이 합쳐지면 튀려고 애쓰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는 음악의 유기체적인 융합이 일어나게 된다. 유럽의 멜로딕, 에픽, 바로크, 스피드로 표현되는 음악과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것이다. 에스테로이드를 맞은 듯한 아드레날린의 폭풍이 손끝에 전달된 기타플레이가 아닌 밴드의 일원으로써 음악을 하고 있는 각자의 사운드를 존중하고 있는 표현의 극대화를 살려낸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 올려진 보컬의 역할이라는 것은 연주와 노래 사이에서 틈이 벌어지지 않는 견고함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래서 GOTTHARD의 음악은 화려하지 않아도 귀에 꽂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야성적인 매력과 부드럽고 감미로운 발라드 넘버도 호소력 짙게 불러주었던 STEVE LEE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 대다수의 ROCK팬들에게는 2007년 9월 21읠의 공연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단 한번만 직접들어도 충분히 빠지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직접 들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 날의 공연이 특별함으로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할 것이다.

STEVE LEE: 1963. 08. 05 ~ 2010. 10. 05